← 색인으로
[013] 2026.07.27

[013]

자줏빛이 벽 위로 내려올 때쯤 나는 그 언덕으로 향했다. 언젠가 친구 H는 나더러 차가워졌다고 말했다. "너 그럼 주변 사람들 다 떠날걸" 
나는 그 말을 믿었다. 덥지도 춥지도 않은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. 결국 그 친구는 나를 떠났다 도시가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다. 소음이 없으면 도시가 아니다. 어떻게 우리는 적막의 아름다움을 잊어버릴 수 있었을까? 차도를 5개 정도 건너면 있는 조용한 그곳을 나는 이 도시에서 제일 좋아한다. 거기에는 사이렌이 없고, 거대하게 그늘을 만드는 나무가 있다. H의 말대로 이제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
. 나는 말을 걸지 않고, 소리는 다가올 뿐이다
. 그의 예언은 축복이었다 오후는 저녁이 되었다. 많이 걸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.